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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이야기 : 네오 리얼리즘과 뉴 이탈리안 시네마
    Movie/영화 이야기 2018. 10. 26. 01:20



    [영화의 역사 이야기 시리즈]에서는 지금까지 영화의 역사를 시간 순으로, 그리고 할리우드를 중점적으로 살펴보았다. 이 외에도 어두운 내면세계와 흑백의 미학을 극대화한 스칸디나비아 영화, 파시즘을 거쳐간 이탈리아와 독일 영화, 특색넘치는 일본과 영국 두 섬나라의 영화, 프랑스의 누벨 바그 운동 등 많은 이야기들이 남아있다. 이 중 누벨 바그에 대해서는 따로 이야기를 했었고, 나머지 이야기들을 다루기에는 내용이 너무 방대해 질 것 같아 마지막 두 가지 정도의 이야기로 연재를 매듭짓고자 한다. 우선 이탈리아의 영화 사조,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다시 한 번 할리우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할 것이다.







    [영화의 역사 이야기 시리즈]


    [1] 영화의 탄생

    [2] 볼거리로서의 영화

    [3] 1차 대전 전후의 할리우드 영화

    [4] 20년대의 할리우드 영화

    [5] 30~40년대의 할리우드 영화

    [6] 2차 대전 전후의 할리우드 영화

    [7] 독일 표현주의 영화, 소비에트 영화

    [8] 프랑스의 아방가르드와 시적 리얼리즘

    [9] 네오 리얼리즘과 뉴 이탈리안 시네마

    [10] 50년대 이후의 할리우드 영화







    1940~50년대 무렵 이탈리아에서는 새로운 유형의 영화가 등장했다. 네오 리얼리즘이라 부르는 영화들이다. 이 영화들의 서사구조는 느슨한 편이었는데, 누벨바그의 스타일과는 달리 영화적인 조작보다는 리얼리즘의 관습을 사용했다. 바로 이전 세대의 영화가 파시즘에 영향을 받았던 것을 생각해 본다면, 이러한 흐름은 전쟁으로 피폐해진 이탈리아 자신을 자조하는 경향처럼 보인다.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바라보면서 냉소를 드러내는 것이다. 이 새로운 이탈리아의 영화들은 전후의 폐허 속의 적나라한 현실을 드러내는 수단이었다. 네오 리얼리즘 영화는 대체적으로 매우 수평적이면서도 동시에 수직적인 내러티브 구조, 그리고 서사의 완결성을 가지는 특징이 있다. <무방비 도시>, <자전거 도둑>과 같은 대표적인 리얼리즘 영화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성이다. 이 영화들은 지금 봐도 굉장히 세련된 영화들이다. (이 영화들은 현재 세계 영화계에서의 일종의 트렌드 같은 영화들, 무심하면서도 건조한 리얼리즘 영화들과 연출 이미지가 겹쳐보일 것이다. 이런 영화들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아마도 이탈리아의 네오 리얼리즘일 것이기 때문.)


    무방비 도시와 더불어 가장 유명한 이탈리아의 리얼리즘 영화 <자전거 도둑(1948)>


    네오 리얼리즘 영화들에서 리얼리즘의 추구는 시간이 흐르며 점점 다양하게 변주되었고, 후에는 뉴 이탈리안 시네마로 연결된다. 그 중에서도 비스콘티, 펠리니, 안토니오니 등의 감독은 새롭게 두드러진 신념, 도덕과 개인의 정신과 같은 것들에 관심을 돌렸다. 비스콘티는 네오리얼리즘에서 벗어난 오페라적 특성을 보여주었고, 펠리니는 네오리얼리즘에 기반을 두면서도 그것에서 벗어나고자 시도하였으며 주로 자전적이고 판타지적인 내용을 다루었다. 안토니오니는 실존주의적 지식인의 시점에서 세밀하고 계획적인 영화를 만들었지만, 풍부한 서사와 예술성을 가지고 있었다. 어느 예술 사조에서나 그렇듯, 메인스트림(네오 리얼리즘)을 변주하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그 외에도 다른 재능 있는 감독들이 뒤를 이었는데, 이들이 1960년대와 1970년대를 주도하게 된다. 이들은 당대의 관심사보다는 오히려 현실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그것으로 되돌아갔다. 이를 네오-네오리얼리즘이라 한다. 에르만노 올미, 프란체스코 로시, 파올로 파솔리니와 타비아니 형제 등이 대표적인 감독이었다.


    최근 불명예스러운 일로 다시 회자가 되었던,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의 명작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1972)>


    1960년대 들어 다른 서구 영화계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문화기류의 형성과 계급투쟁의 여파로 인해 이탈리아 영화산업은 침체기를 겪게 된다. 그 이후 이탈리아의 영화산업은 이전과 같은 활기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데, 그러는 중에도 간간히 아카데미 등에서 수상을 하며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 같은 영화인들이 중요한 영화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1970년대에 이러한 침체를 겪고 있던 중에 로셀리니와 베르톨루치는 “정보를 제공하는 영화”로 관심을 옮겼다. 그들은 오늘날의 세계를 풍자하고, 묘사하기를 원했다. 이 시기는 종종 정신분석학적 관점과 철학적 관점으로 연결되는데, 이를 메타포적 영화라고 부른다. 앞서 말한 로셀리니와 베르톨루치, 마르코 벨로초, 릴리아나 카바니 등의 감독들이 이러한 논쟁적이고 풍자적인 메타포 영화들을 만들어냈다. 베르톨루치의 영화는 2007년 인터뷰에서부터 비롯된 강간 스캔들 때문에 평가 절하되고 있지만, 이처럼 중요한 이정표를 제공한 영화들임에는 분명하다. 마치 김기덕이 한국 영화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듯이.





    이러한 흐름들과는 별개로, 포스트네오리얼리즘 이후 시기에 유행한 이탈리아의 대중영화 장르들이 있다. 이탈리아의 거장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스파게티 웨스턴 장르가 가장 대표적인데,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이 가장 뛰어난 영화로 받아들여진다. 또 다른 대중장르로 ‘잘로’ 라고 알려진 공포영화 장르가 있고, 고전적인 코미디는 언제나 그렇듯 변함없는 인기를 누렸다. 

    전후 이탈리아 영화는 사회에서의 영화의 역할과 관련된 것들에 초점을 맞추고 예술혁신을 계속해갔다. 이로 인해 네오리얼리즘에서부터 메타포 영화까지 흐름이 이어졌으며, 국가적인 지원과 감독 개인들의 노력도 지속되었다. 그러는 동안에 대중 장르의 영화 또한 점진적으로 발전해가며 번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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