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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이야기 : 스펙터클 vs 내러티브 - 上
    Movie/영화 이야기 2018. 3. 18. 21:03


    영화 [2012]의 한 장면. 스펙터클의 장관.



    영화가 탄생한 초반부에는 두 경향이 있었다.

    스펙터클과 내러티브가 바로 그것인데, 이 단어들은 굉장히 이질적인 단어로 들린다. 흔히 영화에서의 스펙터클이라면, 빵빵 터지는 사운드에 화려한 볼거리를 생각한다. 반대로 내러티브 라고 하면, 대사가 많고 조용한 원작 소설류의 영화를 떠올릴 것이다. 어떤 것을 떠올리던, 그 생각이 맞다. 스펙터클과 내러티브는 반대적인 관계이다. (나중에 이야기 하겠지만, 사실은 아니다)

    그렇다면 이 관계는 언제부터 시작했을까? 
    앞에서 언급 했듯이, 영화가 탄생한 초창기부터 이 관계가 성립했다. 흔히들 영화에서 스펙터클과 내러티브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는 아주 힘든 일이라고 한다. 그건 요즘 영화 뿐만이 아니라, 초창기 영화에서도 그랬다. 오히려 더 심했다고 볼 수 있다.





    내러티브가 처음 사용되었다고 전해지는 전설적인(?) 영상물.




    영화의 '시조새' 뤼미에르 형제는 (이견의 여지가 있지만), 영화에서 최초로 내러티브를 사용했다고 알려져 있다. 사실 초기 영화랑 관련해서는 웬만하면 이 양반들이 거의 다 최초이다.

    바로 이 시조새 형제의 영상 중 [물 뿌리는 살수부] 라는 영상이 있다. 이 영상은 최초로 '있는 그대로의' 사실이 아닌, 인위적인 스토리가 들어간 영상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 영상은 일종의 코미디적인 구성을 취하는데, 톰과 제리에 나올 법한 작은 소동을 담아낸다.

    [물 뿌리는 살수부] 영상 ↓

    https://www.youtube.com/watch?v=Frl0K09o-KA&index=3&list=PLUxJlaDQnibg13Cpd9GnQxD8JAhMuqOFO










    그렇다면 스펙터클의 시작은 누구로부터 였을까?

    이건 누구다! 라고 정확하게 알려진 바는 없지만, 보통 스펙터클의 시작은 조르주 멜리에스(Georges Melies | Marie Georges Jean Melies) 라고 여겨진다(혹자는 에디슨이나 다른 사람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건 연구하는 사람마다 다르다). 

    이 양반은 뤼미에르의 영사기를 처음 보고, "나도 이런거 할래! 그 기계를 나한테 파시오!" 했다가 거하게 퇴짜를 맞은 양반이다. 원래 직업은 마술사였는데, 그날 이후로 영화에 꽂혀서 영화를 만들게 된 사람이다. 

    멜리에스가 만든 영화는 마술적 트릭이 사용되었다. 그래서 당시 사람들이 보기에 굉장히 신기하고 다채로운 영상을 만들어낸다. 사람이 막 있다가 없어지고, 여기저기가 잘리고, 우와! 하는 그런 영상 말이다. 뿐만 아니라 현대 영화에서도 사용하는 여러가지 카메라 기술을 발명하기도 했다. 멜리에스가 창조한 신기하고 다채로운 장면은 우리가 알고 있는 요즘 영화의 '스펙터클'과 다르지 않다.

    멜리에스의 대표작으로는 달 세계 여행(A Trip To The Moon, 1902)이라는 작품이 있는데, 이 영화는 최초의 SF 영화라고 불린다.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멜리에스는 '스펙터클, 판타지, SF' 의 아버지 같은 사람이다.




    판타지 영화의 아버지로 불리는 '조르주 멜리에스'



    뤼미에르 형제와 멜리에스를 스타트로, 한낱 '저급한 볼거리' 로써 시작했던 영화는 내러티브와 스펙터클이라는 경쟁력을 갖추며 발전하기 시작한다. 

    드디어 영상은 '이야기'를 가지게 되었고, 혹은 '재미있는 볼거리'를 보여주게 된다.

    혹시 모른다,
    이들이 아니었다면 영화는 아마 요즘의 코인노래방 같은 존재가 되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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